배번은 신인 시절 달았던 25를 선택했다. 주변에선 8번이나 4번이 어울린다며 88번이나, 44번이 어떠냐고들 말했지만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25라는 숫자를 등 뒤에 쓰기로 했다.
제대날짜가 다가올수록 수많은 그랑블루 서포터스와 호흡할 시간이 더욱 더 기다려졌다. 21개월간 떨어져 있다 보니 수원이 더 소중하게, 더 큰 존재로 느껴졌다. 수원의 일부인 그랑블루에 대한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을 춤추게 하고, 없는 에너지마저 끌어내게 만드는 서포터들을 생각하며 이런 생각도 했다. ‘선수인 우리가 어떻게 하면 서포터들을 춤추게 할 수 있을까?’ 매 경기 승리로 서포터들과 함께 흥겨운 춤판을 벌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나를 축덕의 길로 인도하신 장본인!!
성남에서 케이리그를 씹어먹고 있을 때 김두현에 빠지게 됐었다. 근데 나 무슨 이 말을 몇백번 하는듯.
친한 친구랑 어떻게 친해졌는지 생각해보려고 해도 기억이 안 나는 것처럼 이 선수를 어떻게 좋아하게 됐는지 자세하게 기억은 안 난다. 축구라고 해봤자 02 월드컵 선수들만 알던 중학생이 김두현이라는 선수를 알게 되고 그 덕에 국내리그에 관심을 갖게 되고..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그 후로 7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축구를 좋아하고 있는 나를 보면, 김두현선수한테 가서 절이라도 드려야 할듯 싶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두부두부 하면서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마냥 두부두부 해가며 좋아하기가 좀 어색하다. 해외리그 나갔다가 수원으로 돌아온다는 순간 내 맘이 삐끗.. 경찰청 입대하면서 경기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없으니 또 삐끗.. 그래도 여전히 축구선수 통틀어 이동국 아저씨 포함해서 일순위이니 내가 얼마나 김두현을 좋아했는지 알만 하다.
약간의 한이 있다면 수능 끝나고 전북 경기 보러 전주에 가서 김두현 선수를 봤을 때(애기랑 같이 왔었다. 조성환을 보러 온건지 이동국을 보러 온건지 어찌저찌 암튼 나는 좋아 죽을 뻔 했음. 내 팀 경기 보러왔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내 눈앞에 있다니요ㅠㅠ) 내가 당신 겁나 좋아합니다 한 마디를 못 하고 저기요.. 싸인 좀.. 하고 말았던 거. 싀바ㅠㅠ 이제 수원 복귀 했으니 광주경기도 오겠지. 수원 원정 오는 날 김두현 보러갈거다ㅠㅠㅠ 고딩때야 수줍음이 많아서 그랬다 치지만 이젠 아니야 당차게 말할거야 내가 김두현선수를 겁나 오랫동안 좋아했어요!!!! 하고. 크흡 왜 눈물이 ㅠㅠ
암튼 복귀해서 25번을 선택했다니 기분이 싱숭생숭하다. 내가 싱숭생숭할 건 없는데 왜 이런다냐. 나는 8번 달고 뛰던 당시의 김두현에 빠져서인지 8이라는 숫자에 의미부여도 많이 하고 국대에서 8번 다는 선수들 보면서 김두현 생각도 많이 한다. 아, 저 번호를 김두현이 달고 뛰고있으면 좋겠다. 하고. 이번에 봉동이장님으로 국대 감독님이 바뀌면서 잠깐 기회를 주셨을 때 어찌나 좋던지. 혹시나 8번 달지는 않을까 기대하긴 했지만 역시 아니었다. 뭐 국가대표 마크 다는 거에 등번호가 무슨 소용이야. 잠깐의 기회가 아니라 예전처럼 쭉 뽑혔으면 좋겠다. 본격적인 리그 복귀 시작됐으니까 기대해봐야지.
아니 또 이상한 길로 이야기가 새고있네.. 어쨌든 이런 칼럼?을 쓴 것만 봐도 김두현선수의 수원에 대한 애정이 듬뿍듬뿍 묻어나온다. 데뷔팀이니 당연하겠지. 이번에 전북하고 링크되어있다고 썰이 돌던데 그냥 썰 뿐일 것 같다. 수원 팬들도 엄청 좋아하고 선수 자체도 수원에 애정이 저렇게 많으니. 애시당초 수원이 김두현을 쉽사리 내보낼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내 팀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오는 기쁨은 이동국 아저씨만으로 만족해야될 것 같다. 괜한 기대 말아야지!!
8번이 아니라는 아쉬움도 접어두고, 전북 링크 썰도 썰일 뿐일 것이라는 아쉬움도 접어두고, 무조건! 지금부터 김두현의 선수생활이 상승세였으면 좋겠다. 늘~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