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자들은 포토샵 배우나봐요. 보정을 아주 맛깔나게 해주셨음. 기사 사진 보면서 화보 보는것 마냥 흐뭇해진 건 또 오랜만이네. 궁궐의 은혜로우신 분께서 기사 로고 지웠는데 이거슨ㅠㅠ 보다가 눈물이 다 날 뻔ㅠㅠ 비는 시간이 얼마 없어서 인터뷰 하러 열 개 정도의 언론사 불러서 한꺼번에 했댄다. 고고하신 기자님들이 그런 인터뷰를 받아들였다는 게 좀 신기허다. 어쩐지 죄다 비슷한 얘기들로 여러 곳에서 인터뷰 기사가 빵빵 터졌더라고.
"할머니 윤여정과 함께 놀이터에서 촬영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방송으로 약 7분 이상 할머니에게 위협을 했다. '죽여 버린다. 용서 안한다'고 외쳤다. 너무 안 외워져서 그 부분의 대본을 따로 떼어 가지고 다녔다. (그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장면은 연기하기 힘들다고 했다.)은유적인 느낌의 대사들도 있었다. 대본을 미쳐 다 외우지도 못하고 갔다. 윤여정이 '이 상태로는 안된다'고 해 촬영이 연기됐다. 20부 마지막 장면이었으나 결국 21부에 방송됐다. 준비가 전혀 안됐었다."
항상 '할머니 대본'을 가지고 다니면서 연습을 했다. 촬영 중에도 쉬는 시간에는 "할머니 대본 가져와봐"라고 해 연습을 했다고.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장면에 대한 충격에 지금도 악몽에 시달리곤 한다. 잠이 들면 무의식중에 대사 하던 장면이 떠올랐다. 옆에서 촬영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남궁민은 대사를 잊은 채 몽유병처럼 앉아 잠을 설쳤다고 고백했다. 자다가 일어나기를 반복한다고 했다. 안 그래도 촬영에 모자란 잠이었다.
남궁민은 드라마의 쪽대본 시스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본을 봐야한다고. "대본을 보고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나 스스로 이해하지 않으면 연기를 할 수가 없다. 쪽대본에 대한 압박이 너무 크다"고 고백했다. 그러니 손에서 놓치 않는 것도 대본이다. 남궁민은 "최근 몸이 좋지 않았다. 회식이 있었는데 빠졌다. PD는 내가 대본을 외우느라 회식에서 빠진 줄 알고 있더라. 이후 어느 장면에서 내가 NG를 내자 PD는 '저럴 거면 밥이나 먹으러 오지'라고 농담을 했다. 빵터졌다"고 말했다.
- 인터뷰 문맥상 할머니에게 저주(..) 퍼붓는 장면은 본인에게는 이해가 쉽게 가지 않았나보다. 하긴 아무리 생판 남을 네 부모라고 하며 속였다고 한들, 자신을 돌봐준 할머니에게 내가 죽으라고 할때까지 죽지 말라며 폭언을 퍼붓는 건 어찌되었든 받아들이기 어려웠겠지.
"김재원과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친하다. 몰입이 안된 상태에서 서로 쳐다보고 연기다하다가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일반적인 작품에서 서브(두번째 주인공)가 부각되면 (주인공의 안좋은 기분이) 말을 안 해도 티가 난다. 그러나 김재원은 그렇지 않다. 호흡을 맞추기 위해 말을 많이 한다. 성향이 비슷해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 한번은 김재원 이규한과 함께 황정음을 두고 다투는 장면이 있었다. 다 같이 웃음이 터졌다. 일반적으론 서로 튈려고 피튀기는 연기를 해야 하지만 워낙 친해 웃을 수밖에 없었다."
남궁민은 이밖에도 정보석 이혜영 등과 정면으로 대립하는 경우가 많다. 정보석과의 첫 대면장면은 드라마에서 편집됐다. 남궁민이 너무 울었기 때문이란 설명이었다. 이혜영과의 연기에 대해 남궁민은 "왜 그렇게 만나기만 하면 커피를 찾는지.."라면서 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 아니 왜 그 중요한 영규마루 재회씬을 그따위로 날려버렸나 했더니만. 남궁마루가 너무 울어서라고?ㅠㅠㅠㅠㅠㅠ 당연한 거 아님? 밝은 척 행복한 척 살아왔지만 본인은 가족을 버린 죄책감때문에 16년간 자기는 짐승만도 못한 놈이다 라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고 했는데. 제작진들은 시청자가 어느 부분에서 울고 웃고 하는지를 아직 파악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 같다. 4회 남겨놓고 이렇게 흘러와버린 전개를 어떻게 하겠냐만은.
"사람이기에 무엇인가를 얻고 싶었다. 서브를 해도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캐릭터를 더 사랑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박용우가 '넌 충분히 잘하는 아이니까. 네 캐릭터를 좀 더 생각하라'는 충고를 했다. 지금 나는 봉마루를 사랑하고 있다. 장준하라는 이름보다 봉마루라는 이름에 더 애착이 간다."
남궁민은 스스로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고 싶어했다. "앞으로는 선배 남자 연기자들과 함께 스트레스 받으면서, 열등감 느끼면서 더 연기하고 싶다. 지금까지 박용우가 극중에 대립한 처음이자 마지막 선배 배우였다. 남자 선배들도 없었을 뿐더러 대결구도로 나온 적이 없어 이에 대한 갈망이 크다. 정말 연기 잘하는 선배와 맞대결 하면서 내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 열등감도 느끼고 싶다."
▶제 생각에 엔딩은 화합적으로 갈 것 같다. 작가님도 아직 갈등이 많으신 것 같다. 마루가 악하게 하려 해도 내재돼 있는 안타까운 면들이 있어서 쉽지 않다. 마루가 어떤 식으로 복수를 하려 할지, 혹은 그게 성공할지, 차동주(김재원 분)가 막아낼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복수를 할 거면 아주 독하게 하고, 아니면 아예 화해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좀 더 긴장감 있게. 하지만 그건 제 욕심이고, 마루의 얘기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여러 인물과의 짜임새와 상황을 다 같이 생각해야 하니까.
- 남궁마루가 볼드 쳐진 말을 했다는 것에 좀 놀랐다. 우리들이 보는 입장까지 파악하고 있었다니. 갤 눈팅한다는 말이 사실이었구나 ;;^^;;
▶연기에 있어서는 일방적이지 않다. 상대방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 감정이 밀려온다. 저는 작은 리액션을 찍을 때도 꼭 상대배우에게 제 앞에 서 있어 달라고 한다. 사람의 반응에 따라 제 표현도 미묘하게 달라진다.
'내마들'에서 제가 식물원 갔는데 거기 사람들이 제가 온 것을 싫어하는 장면이 잇었다. 연기인데도 은근히 소외감이 느껴지더라. 그럴 때 저도 모르게 감정이 이입된다. 그럴 땐 연기를 하길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또 저는 감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타입이다. '어느 멋진 날' 할 때 신현창 감독님이 "너는 얼굴에 표시가 난다. 너는 그냥 네 마음대로 연기를 해 봐라"라고 하셨다. 욕심을 내면 극적 포인트를 못 찾고 뭔가 놓치는 것 같다. 화를 낼 때도 '상대가 이렇게 화를 내니까 나는 이렇게 해야지'하고 연기하면 잘 안 된다. 흐름에 맡기려고 한다.
▶20대까지는 제 역할로 뭔가를 이뤄야 한다는 압박이 강했는데, 지금은 그냥 제 캐릭터를 잘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박용우 형이 "민이 너는 충분히 잘 하고 있으니까 부담을 떨쳐내고 네 캐릭터를 사랑하려고 노력해라"라고 조언을 해 준 적이 있다. 제가 승철이한테 화를 내는 장면이 있는데, 자꾸 웃으면서 찍게 되더라. 그래서 '이런 신 같은 경우는 저로 기싸움을 하는데 우린 웃고만 있냐'라고 했을 정도. 배우들 사이 분위기가 너무 좋다.
“마루라는 이름에 애착이 간다. 데뷔작 ‘대박가족’ 때 생긴 ‘남궁뎅이’ 이후 오랜만에 생긴 별명이다. 시청률이 폭발적이지 않는데, 젊은층이 우리 드라마를 많이 보는 것 같다. 젊은층에게 ‘어필’하는 드라마들이 많이 이슈가 되더라. 인터넷상으로 드라마 이야기도 하고, 재밌는 콘텐츠들도 많이 만드는 것 같다. 그런 것을 보고 있으면 보여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 동안 나름 많은 변신을 해왔는데,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비열한 거리’ ‘뷰티풀 선데이’에서 강한 연기를 선보였는데, ‘뷰티풀 선데이’ 같은 경우 영화가 잘 안됐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남궁민의 재발견’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많더라. ‘뷰티풀 선데이’에서 더 독한 연기를 선보였는데...”
“재원이와 경쟁관계에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내가 연기가 좋다면 그건 10년 넘게 연기해 온 재원이가 호흡을 잘 맞춰줬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신인배우와 연기를 했다면 그런 연기가 나오기 힘들었겠지. 현장에서도 친하게 지낸다. 사실 나는 연기할 때 방해될까봐 출연 배우들과 거리를 두는 편인데, 이번에는 재원이랑 함께 하는 신이 많아서 친해졌다. 그래서 어떨 때는 심각한 신인데 웃음이 피식피식 나와 NG를 낼 때도 있다. 지난번에 재원이와 찍은 베드신은 정말 진땀났다. 난 정말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인데, 남자랑 침대에서 장난치고 있으려니 감정몰입이 안되더라. (조)인성이가 존경스럽다(웃음).”
-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끝에 조인성 존경드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기사 가져오다 보니까 기본적인 맞춤법 틀린 게 너무 많았음. 기자님들..ㅠㅠ 보이는 건 수정하긴 했지만 하나하나 또박또박 읽은 게 아니라서.
이 기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지만 놀랐던 건, 어딜 가던지 차동주vs봉마루 아예 편이 이렇게 갈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거. 뭐 내가 왈가왈부 할 건 아니지만 배우 이름까지 언급해가며 감정싸움 하는 게 좀 아이러니 했음.
시청률 떨어지는걸 봉마루 탓 하는 사람도 있던데. 봉마루 복수극이 돼버려서 그런거라고. 주인공인 차동주를 제대로 못 살려서 이야기가 산으로 가버린 건 맞는 말 같긴 하다. 글쎄 근데 그게 봉마루 탓일까. 봉마루 복수극이라면 봉마루가 차동주랑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뒤통수 좀 때려줘야 하는데, 이제까지 일방적으로 차동주와의 심리싸움에서 지는 장면만 나오지 않았나? 그런 점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린거겠지.
충분히 잘 살릴 수 있었던 차동주의 청각장애 요소는 본인 입으로 다 밝혀버리며(그걸 밝혀버린 게 드라마 전개 상 뭔가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어야 하는데 그런 점도 없었다) 그냥저냥 넘어가고, 그럼 남은 건 차동주의 최진철에 대한 복수인데 차동주vs장준하 대립은 늘 차동주의 심리싸움 승. 장준하는 늘 "내가 어떻게 하는지 두고보라"고 악에 받쳐 말하는데 제대로 한 게 없잖아; 게다가 내마들 시청자들의 칠 할은 장준하하고 차동주의 알콩달콩한 형제애+늘 활기찬 봉우리 때문에 봤었을텐데(그 중 하나가 나) 준하와 동주의 그런 관계가 깨졌으니 흥미가 떨어질 만 하겠지.
처음 의도했던 청각장애인과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만나서 어려운 점을 극복해나가는 스토리를 살릴 수 없었던 건, 작가님이 내용전개 대부분의 키를 봉마루 라는 인물한테 처음부터 쥐어줘버렸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극 초반에 너무 봉마루를 내세웠고. 뒷부분에 의도한 게 뭐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서브가 그렇게 떠버릴 요소를 완벽하게 만들어놓고 뒤에 와서 커져버린 서브 캐릭터를 죽이려고 아등바등대는 건 너무 때 늦다. 이제 덜렁 4화 남았는데. 예고편 보니까 태현숙 어무니가 나타나서 준하한테 끝까지 함께 하기로 했잖아 드립 치는거 나오던데. 싸이판 회상 씬이길 바란다. 이렇게 어설프게 화해하고 마무리 지을거라면 확실하게 빨리 화해를 하던가, 아니면 봉마루vs차동주 대립이 더 세게 나오던가. 했어야지. 난 봉마루가 행복하게 끝나길 바라지만 태현숙이며 최진철이며 다 용서하고 끌어안으며 끝나는 건 바라지 않는다. 그렇게 복수에 눈이 멀어서 아무것도 안 보이던 봉마루가? 껄적지근 하잖아. 그런 감정선을 흐지부지하게 처리하는 점이 내마들을 보는 데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거다. 서브의 숙명이라고? 그건 서브의 숙명이 아니라 내용전개의 허술함이겠지.